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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은 내가 N모 게임회사의 기술면접 때 받았던 질문이다. 당시에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지만 내가 몰랐던 부분을 다시 생각해보고 기억해놓기 위해 오답노트에 써둔다.

Q는 면접관님이 나에게 했던 질문이고 A는 내가 대답한 것이다. (존칭은 생략)

  • Q. 올 때 지하철을 타고 왔나?
  • A. 그렇다.
  • Q. 지하철에 개찰구는 왜 들어가는 곳보다 나오는 곳이 많을까?
  • A. 원래는 수가 같은게 정상이고 현재는 출퇴근시간, 역특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한다. 최근에는 하나의 개찰구로 나올 수도 들어갈 수도 있게 되어있다.
  • Q. 만약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경우(그러니까 이건 예전 지하철 개찰구를 말한다. 나오는 곳과 들어가는 곳이 고정되어있는 경우)에는 들어가는 곳이 많을까 나오는 곳이 많을까?
  • A. 지금까지 관찰해본 결과, 나오는 곳이 많았다.
  • Q. 왜 그럴까?

여기까지였고 더이상 대답하기 어려웠다. 몇가지 힌트를 면접관분이 해주셔서 결국에는 답을 말했지만 어찌됐던 좋은 대답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집에 오며 관찰해본 결과 강남역의 경우에도 나오는 개찰구가 들어가는 개찰구보다 더 많았다. 다른 지하철역 몇군데도 그러했고 아마 다른 지하철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집에 돌아오면서 곰곰히 생각해보고 경제학, 수학에 능한 누나와 대화해본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현재는 내가 대답한대로 최근에는 하나의 개찰구로 들어가는 것과 나오는 것이 가능하고 인구의 변화, 역특성에 따라 조정하는게 맞다. 그렇게 되어있지 않은 옛날 개찰구 방식이라면 나가는 개찰구가 더 많은데 그 이유는 지하철의 특성 때문이다.

지하철의 경우에는 승객이 타러 들어갈 때에는 입구가 하나이고 승객이 한명씩 들어가도 플랫폼에서 기다리게 되므로 상관이 없지만, 지하철이 역에 도착하여 승객이 내리는 경우에는 한번에 많이 내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오는 개찰구의 수가 더 적다면 승객은 나오지 못하고 개찰구 앞에서 밀리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승객이 들어가는 경우에는 한명씩 들어가도 상관이 없지만 내리는 경우에는 ‘한번에 많이’ 내리게 된다는 점이다.

더 생각해보니 이걸 프로그래밍과 연관지어보면 입력과 출력이 동시에 일어날 때 출력은 기다리다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입력은 천천히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라고 생각된다. 이런 경우 지하철 플랫폼이 일종의 버퍼 역할을 해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위 질문을 받았을 때 이렇게 생각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떈 너무 당황하고 긴장해서 제대로 답하질 못했다. 승객이 내릴 때와 승객이 승차하러 들어갈 때의 차이점마저 설명하지 못했고, 그러니 프로그래밍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도 없었다.

상당히 재미있는 질문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을 별 생각해보지 않고 지냈는데 이 일을 계기로 모든 일을 논리적으로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N사의 면접관님께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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